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헷갈려 하는 부분 중 하나가 '피해자와 합의했으니 이제 다 끝난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합의서에 서명하고 안도하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형사처벌 통지를 받고 당황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합의는 형사처벌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자체로 처벌을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 법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이라는 특별법이 있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대부분의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특례가 마련되어 있다. 이 때문에 경미한 사고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실제로 형사처벌 없이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이 특례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다. 이른바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경우, 즉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횡단보도 사고 등에 해당하면 피해자와 합의를 했더라도 공소제기가 가능하다.
또한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했거나 중상해를 입은 경우, 뺑소니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합의는 이러한 경우에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며, 양형에 참작되는 요소로 작용해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합의했으니 처벌 자체가 없다'는 기대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반대로 운전자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 경미한 사고를 냈고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애초에 공소제기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사고 유형에 따라 합의의 법적 의미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사고가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따라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라면 합의를 진행하기 전, 혹은 합의와 별개로 자신의 사고가 중과실 사고에 해당하는지, 피해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합의 과정에서 합의서 문구, 처벌 불원의 의사표시 방식 등도 이후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이혜는 교통사고 형사사건에서 사고 유형 판단부터 합의 전략 수립, 형사 절차 대응까지 폭넓게 조력하고 있다. 합의 후에도 처벌 가능성이 남아있는지 궁금하다면, 사고 경위를 구체적으로 검토받아보는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